기후위기 시대,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지구를 살리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글로말린(glomalin)’이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놀라운 힘을 가진 물질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글로말린이 무엇인지, 왜 지금 중요한지, 그리고 유기농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글로말린이란 무엇인가요? 왜 주목받고 있나요?
글로말린(Glomalin)은 식물 뿌리와 공생하는 미생물인 내생균근균(AMF)에서 생성되는 당단백질입니다. 이 미생물은 식물 뿌리 안팎에 살며, 토양과 식물 사이에서 양분과 물을 교환하는 중개자 역할을 합니다.
글로말린은 단순한 단백질이 아닙니다. 토양 입단화(입자들이 뭉쳐 덩어리가 되는 현상)를 촉진해 물빠짐과 보습을 조절하고, 무엇보다 탄소를 오래도록 토양에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 토양 탄소의 약 30%가 글로말린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한 번 저장되면 최대 40년 이상 안정화된 상태로 남습니다!
글로말린이 탄소를 저장한다고요? 과학적 근거는?
글로말린은 미생물의 일종인 균근균의 균사와 포자에서 생성됩니다. 이 글로말린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탄소를 저장합니다:
- 탄소가 포함된 당단백질 구조 자체가 토양에 남음
- 토양 속 미세입자들을 붙잡아 안정적인 구조 형성
- 그 구조 안에 탄소가 갇히면서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지 않음
📌 해외 연구에 따르면, 글로말린은 부식산보다 2~20배 높은 탄소 저장 효과를 갖고 있어, 전 세계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업과 글로말린의 관계는?
유기농업은 글로말린 생성에 매우 적합한 방식입니다. 왜일까요?
- 무경운 또는 최소경운 → 뿌리와 토양의 미생물 네트워크를 깨뜨리지 않음
- 윤작과 피복작물 재배 → 뿌리 구조 다양화, 균근균 생존 환경 제공
-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 비료 → 토양 생물 다양성 증가
즉, 유기농업은 글로말린이 살기 좋은 토양 환경을 조성합니다.
그래서 농촌진흥청도 2025년부터 밭 → 논(2026년) → 과수원(2027년) 순으로 전국 유기농 토양의 글로말린 함량 실태조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글로말린이 풍부한 토양은 무엇이 다를까?
글로말린이 많은 토양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물 빠짐과 보습의 균형 → 작물 뿌리 활착이 뛰어남
- 입단 구조가 안정적 → 병해충 저항력 강화
- 비료 효율이 높음 →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 가능
이는 결국 농민에게 수확량의 안정성과 토양 지속가능성이라는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옵니다.
일반 농가에서도 글로말린을 늘릴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다음과 같은 실천으로 글로말린 함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실천 가능한 방법:
- 경운 최소화: 가능한 한 토양을 덜 뒤엎기
- 피복작물 심기: 겨울철 비료 대신 뿌리를 남기는 작물 재배
- 돌려짓기(윤작): 작물을 바꾸어 심어 토양 생물 다양성 확보
- 유기질 비료 활용: 화학비료 대신 퇴비, 녹비 등 적용
실제로 무경운 + 피복작물 재배 토양에서 글로말린 함량이 높게 나왔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앞으로 글로말린 연구, 어떻게 확장될까?
농촌진흥청은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2025년 | 밭 |
2026년 | 논 |
2027년 | 과수원 |
이 조사는 단순히 ‘수치 측정’에 그치지 않고, 유기농법에 따른 글로말린 함량 차이를 분석하여 탄소저장에 효과적인 기술 요소를 찾아냅니다.
궁극적으로는 ‘토양 글로말린 함량’이 탄소중립 농업의 평가 지표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죠.
💡 앞으로는 농가의 글로말린 저장 효과에 따라 탄소 감축 인센티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글로말린, 소비자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여기서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글로말린을 왜 알아야 하나요?”
✔ 유기농 식품을 소비한다는 것은
→ 글로말린 생성에 기여하고
→ 토양의 탄소저장 능력을 키우는
→ 친환경 소비 실천이라는 뜻입니다.
앞으로는 ‘글로말린 토양 인증’이나 ‘탄소중립 유기농 제품’ 같은 지속가능한 소비 기준이 등장할 가능성도 큽니다.
우리의 소비가 기후위기 대응의 일환이 되는 것이죠.
글로말린은 단순한 단백질이 아닙니다. 생명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녹색 탄소저장고'입니다. 지금까지 농업은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해결책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시점입니다. 그 중심에 바로 ‘글로말린’과 이를 증진시키는 ‘유기농업’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선택하는 농법, 소비, 관심이 미래의 토양과 기후를 바꿀 수 있습니다.